조약돌

끄적끄적/나의 생각으로부터 | 2009/01/17 01:59 | Kingpin
매년 되풀이 되겠지만 딱 이맘 때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성인이라는 새로운 명찰을 달고 술집도 기웃거리고 담배도 호기심에 피워보고 하는 시기이다. 이제는 지하철을 타도, 영화를 보러 극장에가도 성인 요금을 내야한다. 이렇게 사회라는 곳으로 던져진 이들은 모난 돌이다.

여름이면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지는 그 시원한 해변의 모래알들도 처음에는 모난 돌이었으리라. 시냇물에서부터 출발하여 강하류에 다다를 때 쯤은 조약돌이 되었을 것이다. 그 후에는 쉼 없는 파도에 이리저리 밀려 부서지고 갈려서 결국엔 그 작은, 곱디 고운 모래알들이 되었겠지.

사회에 갓 던져진 모난 돌들도 멋 모르고 이리저리 굴러 내려가다간 어디인지 조차 모르는 곳에서 자신의 닳아빠진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내가 불쌍하다. 처량하기 그지없다. 

한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 그런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녀석은 힘든 학교 생활 때문인지 몸도 부쩍 말라있었다. 그런 그가 내게 비하면 아직도 모난 돌이었다. 오히려 특정 부분만 닳아빠진 덕에 한층 더 모난 돌이었다. 부끄러웠다.

내겐 이미 그 친구를 닳게 한 시간은 없다. 내게도 다시 한 번 모나게 될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서지는 일이리라. 큰 충격으로, 나와 다를 바 없는 다른 조약돌은 엄두도 내지 못 할 그런 충격이 필요하다. 쿵 하고 망치로 내 자신을 내리쳐야만 한다. 그래야지만 이 닳아빠진 조약돌들 사이에서 나도 모난 돌로 존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지역태그 : 대한민국
  1. oseb 2009/01/23 14:46 답글수정삭제

    모나게 살지 말라는 얘긴 예전에 가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오른쪽 시계배너가 참 독특하네요.

    설날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하십시오.

    • Kingpin 2009/01/27 01:57 수정삭제

      꾸준히 들러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
      두서없는데다가 가끔 뭔가 끄적일 공간이 필요하면 글을 쓰게 되는군요.

      설 연휴 마저 편히 쉬세요.

      시계배너는 Daum의 위젯뱅크에서 퍼 온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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