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지는 그 시원한 해변의 모래알들도 처음에는 모난 돌이었으리라. 시냇물에서부터 출발하여 강하류에 다다를 때 쯤은 조약돌이 되었을 것이다. 그 후에는 쉼 없는 파도에 이리저리 밀려 부서지고 갈려서 결국엔 그 작은, 곱디 고운 모래알들이 되었겠지.
사회에 갓 던져진 모난 돌들도 멋 모르고 이리저리 굴러 내려가다간 어디인지 조차 모르는 곳에서 자신의 닳아빠진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내가 불쌍하다. 처량하기 그지없다.
한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 그런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녀석은 힘든 학교 생활 때문인지 몸도 부쩍 말라있었다. 그런 그가 내게 비하면 아직도 모난 돌이었다. 오히려 특정 부분만 닳아빠진 덕에 한층 더 모난 돌이었다. 부끄러웠다.
내겐 이미 그 친구를 닳게 한 시간은 없다. 내게도 다시 한 번 모나게 될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서지는 일이리라. 큰 충격으로, 나와 다를 바 없는 다른 조약돌은 엄두도 내지 못 할 그런 충격이 필요하다. 쿵 하고 망치로 내 자신을 내리쳐야만 한다. 그래야지만 이 닳아빠진 조약돌들 사이에서 나도 모난 돌로 존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